5월 6일, 내가 수강하던 부트캠프인 프로그래머스의 인공지능 데브코스가 끝났다. 작년 12월부터 장장 5개월 간의 프로그램이었다. 네이버의 부스트캠프나 KT의 에이블 스쿨과 동기간에 모집이라 고민하고 있었으나 프로그래머스가 먼저 합격 발표를 하기도 했고 다른 부트캠프에 도전하려면 이 합격을 취소하고 도전해야 하는 것이어서 그러자면 계획이 불안정해지는지라 그냥 프로그래머스를 믿고 프로그래머스 인공지능 데브코스에 참여했다. 이런 장기간의 교육을 무료로 듣게 해준다니 우리나라엔 정말 좋은 제도가 있네 싶었다. 아무튼 이 글은 부트캠프를 수강한 계기와 후기, 그리고 느낀점들을 정리해보기 위해 작성하는 글이다. 프로그래머스 데브코스에 관심있거나 다른 인공지능 부트캠프를 수강할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을 점도 정리해봤다.
나는 왜 부트캠프를 수강했는가?
부트캠프를 수강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대학원 졸업 후 취업에 실패한 것이다. 2021년 하반기 취업에 실패하고 2022년 상반기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그 기간동안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았다. 그때 마침 네이버 부스트 캠프를 발견하고 부트캠프 수강을 결심했다. 결론적으론 프로그래머스의 부트캠프에 참여하게 되긴 했지만...
그 외에도 다른 이유도 있었다. 2021년 상반기엔 데이터 분석 직무를 위주로 구직했는데 2022년 부터는 AI 직무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데이터 분석 직무는 워낙 경쟁률이 높기도 했고 AI 직무에 비해 평균적으로 처우도 낮은 편이다. AI 엔지니어가 더 미래가 밝아보이기도 했다. 좀 더 전문직의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공백기간에 부트캠프를 수강하는 김에 AI 엔지니어로 내 진로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프로그래머스 인공지능 데브코스 후기
나는 프로그래머스 인공지능 데브코스를 수강하기 위해 한 번의 코딩테스트와 한 번의 면접을 거쳤다.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확실히 기억은 안나지만 코딩테스트는 내 기준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가 모두 있었고 나는 어려운 문제를 풀진 못했지만 통과했다. 면접은 이제까지 학습 경험이나 앞으로 공부할 계획, 의지 같은 것들을 보려고 한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는 합격했다. 들어가기 빡빡하다거나 요구치가 높다고 생각되진 않았다. 프로그래머스 인공지능 데브코스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냥 한 번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교육과정은 동영상 강의, 라이브 특강, 주기적으로 모여서 팀 활동, 개별 스터디, 파이널 프로젝트 등으로 구성되었다. 아무래도 코로나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강의는 없었고 모두 온라인에서 이뤄졌다. 온라인으로 배우면 집중도가 떨어지는 성격이라 좀 아쉬웠다. 수업내용의 난이도는 중하 ~ 중중 수준이다. 아예 인공지능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교육과정을 잘 따라온다면 수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몇몇 수업은 좀 어려워서 여러 번 강의를 봐야했다. 프로그램 내에서 자율적인 팀 활동을 권장하니까 스터디 모으기도 쉬워서 더 배우고 싶은 것이 있어서 스터디를 만들고 싶다면 맘대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교재비도 지원을 해줘서 원하는 교재가 있다면 바로 볼 수 있었다.
부트캠프에 대해서 총평을 하자면 프로그램 자체는 좋으나 내가 바랬던 방향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던 것 같다. 초심자를 타겟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 같았고 새롭게 알게 된 지식도 많긴 했지만 기본을 좀 충실히 다졌다는 느낌이지 AI 엔지니어 취준생으로써 준비가 되었다는 느낌은 잘 모르겠다. 물론 기업마다 AI 엔지니어 신입사원에게 바라는 역량의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이 프로그램의 교육 내용으로만 취업을 하는 것은 무리다.
좀 더 상세하게 이 부트캠프의 장단점을 설명하겠다. 우선 이 부트캠프의 장점은 자유로운 분위기와 학습에 대한 지원이 풍부하다는 점인 것 같다. 요즘 유튜브 광고에서 부트 캠프 광고들이 종종 나오는데 하나같이 자기들은 엄청 빡세게 훈련을 시키며 하루종일 공부를 하게 되고 열몇개의 프로젝트를 하게 되며 등등으로 광고를 하던데 프로그래머스 데브코스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 강의를 수강하는 것도 하루 안에 자유로운 시간에 듣기만 하면 되고 과제도 부담스럽지는 않다. 몇몇 강의는 분량이 좀 많긴한데 조금 힘든 정도? 그래서 남은 시간에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별히 바빴던 시기는 파이널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정도밖에 없는 것 같다. 학습 지원도 정말 적극적이라고 느낀게 교재를 비롯한 학습에 대해 필요한 모든 자원을 무료로 지원해주신다. 교재는 물론 줌이나 노션같은 플랫폼, 구글 코랩 프로같은 비용도 지원해주시고 따로 공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소모임도 만들어주신다. 각 팀별로 전담 멘토가 있는데 멘토 분들도 질문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
단점은 솔직히 취업 준비에 최적화된 것 같은 프로그램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나처럼 빨리 취업하고 싶은 사람한테는 교육 내용이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왜냐면 내가 이 부트캠프를 수강하면서 느낀 것이 취업에 중요한 것은 무슨 강의를 듣느냐보다는 스스로 관심분야를 공부하면서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프로그래머스 데브코스는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깨닫게 해주고 공부하는 것을 지원해주시기는 하지만 관심없는 분야도 강의를 꼭 들어야하고 라이브 강의, 주말 팀활동 같은 것들에 모두 참여해야하니까 개별적인 공부에 집중하기가 좀 힘들었다. 강의가 수학, 통계, 파이썬, 머신러닝, 데이터 엔지니어링, 비전, 자연어처리, 추천시스템 등등... 너무 많은 영역을 5달의 강의로 모두 커버하려고 하다보니 더 깊게 공부하고 싶은 영역이 있는데 강의 진도상으로는 다른 영역의 강의를 들어야한다던가 하는 부분이 좀 아쉬웠다. 강의가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서 관심있는 분야를 선택해서 들을 수 있거나 아니면 아예 전체적인 부분을 직접 경험하면서 느낄 수 있게 실전적인 프로젝트 위주로 돌아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네이버 부스트캠프 같은 경우는 비전, 자연어 처리, 추천시스템 중에 하나를 정해서 반을 나누고 공부하던데 그런 방식도 괜찮을 것 같다.
물론 아예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멘토님들, 강사님들이 질문에 잘 대답해주셔서 내가 모르는 부분이 뭔지 더 공부해야 할 부분이 뭔지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데이터 사이언스 전반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으며, 데이터 수집부터 모델 배포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었던 파이널 프로젝트를 통해 앞으로 프로젝트를 어떻게 수행해야할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모델링 이외의 영역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특히 백엔드 개발이나 MLops 영역에 관심이 많아 졌다. 부트캠프만으로 취업을 하는 것은 무리지만 취업을 할 수 있도록 공부 방향을 잡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다.
부트캠프를 수강하면서 느낀점
내 생각에 비전공자가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로 취업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혼자서 공부할 때 일정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때는 교재나 오픈 된 강의같은 것으로 공부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비전공자들에게 익숙한 학습법이기 때문이다. 근데 이런 것들은 보통 두가지 문제점이 있디. 첫번째는 이런 교보재들이 항상 데이터 분석, 데이터 전처리, 모델링같은 것들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AI가 서비스로 되기까지의 과정 중에 분석, 전처리, 모델링은 아주 작은 영역만을 차지한다. 데이터 추출, 적재, 데이터 관리, 모델 서빙, 서빙된 모델에 대한 관리, 최적화 등등의 많은 절차들이 있으며 AI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 이 모든 과정에 대해 전문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파이프라인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어떤 기술들이 필요한지 정도는 "아는척"할 수 있는 수준만이라도 이해하고 있어야 면접관분들이 긍정적으로 보시는 것 같다. 두번째 문제점은 대부분이 최신기술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는 기술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모두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따로 찾아서 공부해야하는 것은 당연하긴하다. 논문을 찾아보고 IT 기업들의 기술 블로그를 뒤져보고 여러 깃허브의 코드들을 참고해야한다. 비전공자, 특히 문과 출신들은 책을 읽고 공부하고 다 공부하고나면 더 높은 난이도의 책을 사서 공부하고 같은 과정으로 배우는 것에 익숙할텐데 이런 방법으로는 절대로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해 깊게 공부할 수 없을 것이다. 수동적인 공부만 하다간 여름에도 집합 공부 겨울에도 집합 공부, 계속 똑같은 것만 공부하게 될 것이다.결국엔 언젠가 혼자 찾아서 공부해야할 순간이 온다.
이것이 부트캠프를 수강하면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나는 부트캠프 이전에는 수동적인 공부만 했다. 교재를 보고 강의를 듣고 다른 사람의 예제를 보고... 위에도 설명했듯이 이런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취업을 하기 위해선 프로젝트 같은 것으로 내 실력을 증명해야한다. 근데 난 프로젝트에 필요한 데이터들을 어떻게 구하지? 내가 만든 모델을 어떻게 보여주지? 깃허브에 파이썬 코드를 올리면 그게 프로젝트인가? 남의 예제를 따라한 프로젝트에 내가 뭘 어필해야 하는거지?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더 정교하게 발전시키지? 등등등... 진짜 수 많은 질문에 부딪혔다. 그리고 나는 부트캠프를 수강하면서 하나의 가르침을 얻은 것이다. "인터넷에 많으니까 너가 알아서 찾아서 공부해!"
물론 이런 말은 부트캠프를 수강하기 전에도 정말 많이 들었던 말이다. 근데 차이는 부트캠프 수강 전에는 이런 말을 듣기만 했고 수강 후에는 이것을 실제로 실천했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혼자 공부해본 경험이 없었으니 애초에 알아서 공부하는 방법을 몰랐다. 근데 막상 무작정 시도해보니 감을 잡을 수 있었고 정말 세상에 공짜로 공개된 지식이 많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부트캠프를 수강할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은 1. 내가 취직하고 싶은 직무의 업무를 파악하고, 2. 알아야하는 기술과 실무 내용에 대해 파악하고 3. 내가 모르는 부분을 찾아서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4. 배운 것을 프로젝트에 적용하면서 너가 아는 것을 남들에게 증명하는 과정으로 공부해보라는 것이다. 진짜 부트캠프에서 시키는대로 강의듣고 프로젝트 하라니까 프로젝트하고 과제하라니까 과제하고 이런식으로는 실력이 늘 수가 없고 결국에 면접에서 실력없고 이해도 낮은거 뽀록나서 면접 떨어진다. 근데 알아서 찾아서 공부하면 자기가 모르는 부분, 아는 부분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업무의 흐름에 대해서 알게 되며 면접에서 모르는 질문에도 어떤식으로 대답해야할지 감이 온다. 문제는 내가 이거를 부트캠프 끝나갈 쯤에 깨달았다. 부트캠프의 장점은 학습에 많은 지원을 해준다는 점이니까 이를 이용해서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보라. 내가 아직 취업도 못했고 이 분야에 전문가도 아니긴하지만 적어도 이런 공부방법으로 공부해서 손해볼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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